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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톨로지 없는 국방 AI 도입이 실패하는 이유

June 12, 2026
Insight
Enhans Defense AI Ontology

행정부처, 공공기관은 AI 자동화의 최적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명확한 규정, 반복적인 업무 등이 그 예입니다. AI가 가장 잘 작동하는 환경과 딱 들어맞습니다.

그런데 미국 군사 전문 미디어 Military.com이 2026년 1월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펜타곤의 초기 AI 도입이 실패한 이유는 기술 자체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국방부가 AI 기반 분석을 뒷받침할 완전하고 표준화된 데이터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즉, 축적된 데이터가 있어도 AI가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비단 국방 기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공공기관을 포함한 많은 정부 조직이 AI 도입의 첫 번째 목표로 '데이터 구축'을 설정합니다. 하지만 교범과 축적된 데이터가 넘쳐도 AI가 실제 환경에서 작동하지 않는 이유가 따로 있습니다.

규정에 명시된 데이터만으로 AI 실행이 어려운 이유

국방 조직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무기체계 정비 판단, 군수 물자 분류, 작전 지원 문서 처리 등의 업무들은 정해진 조건에 따라 정해진 판단을 내리는 일이고, 판단 기준은 대부분 이미 교범과 규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단, 규정이 문서에 명시되어 있다는 것과, 그 규정을 실제 상황에 적용하는 판단 논리까지 AI가 읽을 수 있는 구조로 정리되어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국방 데이터의 Missing Layer

명확하게 정리된 교범과 실제 AI가 읽을 수 있는 데이터 사이에는 항상 ‘담당자의 해석’이 존재합니다. 경험 많은 전문 인력이 현장에서 쌓아온 판단 노하우, 공식 교범에 없는 예외 처리 사항, 구두로 전수받은 기준. 이 지식들은 문서화되지 않은 채 사람의 경험 속에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Military.com 역시 "펜타곤이 저지른 가장 큰 실수는 속도가 아니었다. 수십 년간 파편화되고 낡은 데이터 시스템 위에 AI를 올리려 했던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정부책임국(GAO)도 2021~2022년 보고서에서 미 국방부가 물류·정비·가용성을 지원할 완전하고 정확하며 표준화된 데이터를 갖추지 못했다고 공식 지적했습니다. 데이터는 수십 년치가 쌓여 있었지만, AI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구조로 준비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데이터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은 바로 지식 구조화입니다. 조직 안에 쌓여 있는 교범과 암묵지를 AI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하는 것이 진짜 출발점입니다.

국방 AI의 핵심 가치, 일관성

국방 기관의 AI 도입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일관성입니다. 같은 조건에서, 담당자가 누구든, 같은 판단이 나오는 것입니다.

같은 정비 상황에서 담당자에 따라 다른 판단이 나온다면, 이는 작전 가용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안보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인력이 교체되어도 판단의 기준이 유지되는 것, 이것이 국방 AI가 가져야 할 핵심 가치입니다. 그리고 이 일관성은 판단의 근거가 되는 지식이 구조화되어 있을 때만 실현됩니다.

온톨로지 구조화, 암묵지를 꺼내는 작업

국방 조직에는 두 종류의 지식이 있습니다. 교범, 규정, 지침서처럼 문서화된 형식지와, 담당자들의 경험 속에만 있는 암묵지입니다. AI는 그 어느 쪽도 제대로 읽지 못합니다. 교범이 수백 페이지에 문서화되어 있더라도, 규정 간 관계와 우선순위, 예외 조건을 AI가 추론할 수 있는 구조로 정리해 두지 않으면 AI에게는 그저 텍스트 덩어리일 뿐 입니다.

온톨로지는 이 두 가지를 AI가 읽을 수 있는 구조로 변환하는 작업입니다. FDE(Forward Deployed Engineer)는 이러한 현장에 직접 파견되어 담당자들이 어떻게 판단을 내리는지를 추출하고 형식화하는 과정에서 시작합니다. 현장에서 FDE가 마주하는 첫 번째 현실은 이렇습니다.

"이 케이스는 왜 이렇게 처리했나요?"
"선례가 있어요. 몇 년 전에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데, 그때 이렇게 했거든요."
"그 선례가 문서화되어 있나요?"
"아니요, 구두로 인수인계받은 거예요."

수십 년간 사람의 경험 속에만 존재하던 이 지식들이 인터뷰와 업무 분석을 통해 끌어올려집니다. 그것이 온톨로지 구조로 변환될 때, AI가 비로소 기관 고유의 판단을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이로써 작전명령서와 교전 규칙을 AI가 판단할 수 있는 규칙 체계로 변환하고, 복수의 AI 에이전트가 협업해 작전명령 초안을 짧은 시간 이내에 자동 작성하는 방식이 가능해 집니다.

국방 기관에서 자주 확인되는 업무 자동화 사례 세 가지

국방 관련 조직에서 생산성을 증대할 수 있는 주요 자동화 사례입니다.

첫 번째는 기술 문서 기반 정비 판단 자동화입니다. 미 해군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함정별 정비·인력·훈련 데이터를 통합 가시화하는 가용성 분석 체계를 구축한 이후, 함대 전반의 전투 준비 태세 편차가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데이터 구조화가 단순한 처리 속도가 아니라, 판단의 일관성을 만드는 기반이 됐습니다.

두 번째는 다중 제약 조건 기반 인력·자원 배치입니다. 자격 등급, 정비 이력, 장비 가용 여부를 동시에 고려하는 복잡한 제약 구조가 온톨로지로 정의될 때 AI가 실행 가능한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도메인 특화 지식 기반 판단 시스템입니다. 교범 검색, 작전 지원 문서 해석, 여러 신호를 기관 규칙과 과거 케이스 기반으로 종합 판단하는 업무까지, 기관이 오랜 시간 동안 축적해온 사례와 판단 기준이 온톨로지로 구조화될 때 AI가 비로소 기관의 언어로 실질적인 결론을 낼 수 있습니다.

판단을 자동화하는 시대가 시작됐다

국내에서도 판단을 자동화하는 흐름은 이미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 진행된 국방 AI 리더스 포럼에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해군본부는 "함정의 두뇌인 전투체계에 AI 기술을 적용해, 지휘 결심과 위협 대응을 보다 신속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존의 사후 대응형 군수 체계를 예측·지능형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습니다.

전군에서 매일 처리되는 수백만 건의 판단들이 담당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고, 숙련된 인력이 전역하면 다시 처음부터 쌓아야 하는 이 시스템이 바뀌기 시작하면, 전력 운영의 변화는 단순한 효율화를 넘어설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서 정부 기관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질문은 이것입니다. "우리 조직의 업무 지식이, 지금 AI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준비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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